프레임의 모든 것(중)-내게 맞는 프레임 선택법
초보는 내구성에 프로는 경량화에 중점 둬야

BMX 프레임에서 경량화와 내구성은 양립 불가능한 관계를 이룬다. 내구성이 좋으려면 보강재를 많이 써야 하기 때문에 당연히 무거워지고, 가벼우면 반대로 내구성에서 손해를 본다. 초보 라이더는 내구성에 중점을 두고 전문 라이더는 경량화를 감안하는 것이 좋은 선택법이다. 크로스오버타입은 플랫과 램프/스트리트 라이딩에 모두 쓸 수 있다. 프레임 색깔은 스크래치가 생겨도 표시가 잘 나지 않는 짙은 것이 좋다

이성근(전 국가대표, 4130 바이크 대표, lee@bmxkorea.com)


이번 호에서는 자신에게 맞는 BMX 프레임을 선택하는 방법에 대해 알아보자.
우선 무게는 당연히 가벼운 것이 다루기 편하겠지만 BMX는 내구성이라는 문제에 다다르게 된다. 상대적으로 항상 약한 충격(사실 플랫랜더들도 BMX를 혹사시키기는 마찬가지다)을 받는 플랫랜드용이 아닌 스트리트와 램프 라이딩용이라면 무게와 내구성이라는 양립할 수 없는 문제에서 어느 한쪽 방향을 결정해야 한다.
2003년 중반부터 유행처럼 번진 유로 BB(표준 방식인 USA BB보다 작은 MTB BB 사이즈) 또한 경량화 추세에 따른 새로운 구조다. 필자가 처음 접해본 결과 프레임에서 60g 정도, 크랭크 BB 베어링은 절반의 무게 감량이 이루어졌다(총 200g의 경량화).
결론적으로 가벼운 프레임은 내구성이 떨어지고, 무거운 프레임(각 부위별로 보강된)은 내구성이 높다고 볼 수 있다. 전문적인 라이더에게는 전자를, 초보자에게는 내구성 위주의 프레임을 권하고 싶다. 무게가 무거우면 그만큼 하드 트레이닝(?)이 되는 장점도 있다.
또 프레임 무게는 BMX 전체 무게의 30%도 되지 않고 휠과 구동계통, 조향계통의 부품들을 조합하기에 따라 전체 무게는 큰 차이가 나므로 초보자라면 무게보다 내구성에 중점을 두고 선택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초기에 프리스타일 BMX는 한 가지로 시판되었고 플랫과 램프 모두 공용 프레임을 사용했다. 지금은 보다 전문화된 프레임으로 플랫과 램프(스트리트 포함) 용으로 크게 양분된다.

플랫용 프레임의 특징
상대적으로 탑튜브와 리어엔드(체인스테이 파이프)의 길이가 짧다. 탑튜브는 18.5~19.5인치를 주로 사용하며 리어엔드는 13~14인치가 기준이 된다. 헤드튜브 또한 민감한 핸들링을 위해 75~77도까지 적용하는 경우가 많아졌다. 단, 신장이 180cm 이상인 라이더라면 19.5~20인치 프레임도 플랫용으로 무리가 없다.
요즘 유행하는 플랫 프레임의 또 하나의 특징은 경량화에 있다. 레이싱 프레임과 더불어 유일하게 알로이 7000 계열을 주로 사용한 프레임도 등장해서 난이도 높은 플랫기술 구사에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는 프레임이 애용된다.
각 부위의 파이프를 벤딩해서 하체 동작에 방해가 되는 부위를 최소화시킨(라이더들은 클리어런스라는 용어를 주로 사용한다) 특이한 디자인도 선보이고 있다. 이것은 어디까지나 전문적인 라이더에게 해당되는 요소들이며 초보자라면 가장 튼튼하고 신뢰성 있는 프레임을 선택하기를 권한다.

램프와 스트리트 프레임의 특징
에어동작이 주를 이루는 종목에 적합하도록 플랫용보다 긴 휠베이스와 탑튜브가 다양하게 선보이고 있다. 불과 얼마전에도 20인치 탑튜브가 정석이었지만 지금은 20.5, 21인치 등의 길이로 선택의 폭이 다양해졌다. 헤드튜브의 각도 또한 에어 동작과 랜딩 때의 안정감을 고려한 74도가 주류다.
각종 그라인더 트릭을 위해 한동안은 드롭아웃이 오버사이즈화(프리휠과 허브를 보호하기 위해) 되기도 했지만 현재는 경량화 추세와 더불어 작아지는 추세다. 그라인더 트릭을 처음 접하는 라이더에게는 내구성 있는 큰 드롭아웃이 달린 모델이 적당하다고 할 수 있겠다.
또 하나의 새로운 발전사항으로는 플랫랜드 바이크의 전유물이었던 컴팩트 기어링(앞쪽 스프라켓으로 40T 이하를 달고 프리휠 대신 프리휠이 내장된 카세트 허브를 사용해서 12T 이하도 가능하게 해 전체 구동계통의 크기를 줄인 타입)을 스트리트와 램프 라이딩 바이크에도 사용하게 된 점이다. 따라서 플랫랜드 BMX와 같은 인버트 U 브레이크 마운트를 시트스테이 파이프에 달아서 체인과의 간섭을 없앤 디자인의 프레임이 속속 선보이고 있다.
인버트 된 브레이크 마운트의 장점으로는 간편한 정비성과 컴팩트 구동계를 쓸 수 있는 점 등이 있으나 기존 체인스테이에 사용된 브레이크 마운트 방식보다는 제동력이 약간 떨어지는 단점이 있다. 아무래도 기존 방식보다 2배 이상 늘린 브레이크 케이블이 레버의 제동력을 100% 전달해주기에는 부족한 듯 하다. 하지만 품질 좋은 브레이크슈를 쓰고 정확한 세팅을 한다면 그다지 라이딩에는 지장을 주지 않는다는 의견이 많다.

또 하나의 선택, 크로스오버 타입 프레임
전문적인 라이더들도 2대의 BMX를 소유하며 플랫과 램프/스트리트 라이딩을 한다는 것은 꽤 귀찮은 일이다. 특히 신장이 175cm 이상 되는 건장한 체격이라면 굳이 2대의 프레임으로 BMX를 만들 필요는 없을 것이다. 그래서 새로운 장르의 프리스타일 모델로 탄생한 것이 크로스오버(crossover, 혼합 또는 복합 등의 뜻) 프레임이다.
19.5인치의 탑튜브와 플랫/램프 BMX의 장점을 고루 혼합해서 플랫, 램프/스트리트 라이딩에 대응할 수 있게 만든 프레임이다. 주로 미국의 전문라이더들 중 2가지 종목을 전공하는 이들의 시그너쳐 모델로 시판되고 있다. 필자 같이 단신(?)인 라이더들이 램프/스트리트 모델로 사용하기도 한다.

올바른 프레임 선택 요령
1. 초보 라이더라면 프레임을 선택해서 커스텀 모델을 제작하는 것은 부담스러울 수 있다. 신뢰성 있는 브랜드의 완성 BMX를 선택하되 내구성을 우선적으로 감안하자.
2. 중급 이상의 라이더라면 자신의 라이딩 스타일이 어떤 쪽인지 정하고 그에 따라 선택을 하자. 플랫랜드만 주로 즐긴다면 한두 번의 그라인더 트릭을 위해 탑튜브가 긴 프레임을 선택할 수는 없다. 플랫랜드 프레임으로도 기본적인 램프 라이딩과 그라인더 트릭은 얼마든지 가능하다.
3. 신장이 180cm 이상이라면 너무 작은 플랫랜드용 프레임은 오히려 방해요소가 있을 수 있다. 조금은 넉넉한 프레임으로 플랫과 램프/스트리트를 겸하는 선택을 하는 것이 지혜로운 방법이다.
4. 가격은 중요하지 않다. 고가의 모델이 꼭 좋은 기술구사를 보장한다는 법은 없다. 아무리 좋은 프레임도 라이더의 끊임없는 연습이 없다면 장식용이 될 뿐이다.
5. 프레임을 교환하거나 업그레이드하기 전에 기존 BMX에서 완전히 옮길 수 없는 부품들을 감안하자(시트포스트, 스프라켓 등은 종종 함께 교환해야할 경우가 있다). 전문점이나 프로급 라이더들이 좋은 조언을 해줄 것이다.
6. 알로이 재질의 플랫랜드 프레임을 계획하고 있다면 기존의 과격한 스트리트 라이딩은 포기해야 한다. 무게와 내구성은 대부분 반비례한다는 것을 생각하자.
7. 밝은 색의 프레임은 항상 던지며(?) 즐기는 프리스타일 BMX에는 맞지 않을 수 있다. 많은 스크래치와 상처를 경험하게 될 것이기 때문에…. 프로라이더들은 대부분 검은색이나 칙칙한 색의 모델을 애용한다는 점을 기억하자.
8. 현재까지 가장 신뢰성 있는 프리스타일 BMX 프레임의 재질은 4130 크롬몰리다. 단, 자신이 그다지 과격한 라이더가 아니라면 저렴한 하이텐 스틸이나 메인 튜빙만 크롬몰리 재질의 프레임을 사용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3m 높이의 램프에서 지면으로 BMX를 던지면 재질에 상관없이 프레임은 파손될 수 있다.
9. 중고 프레임을 구입했다면 용접부위를 꼼꼼히 살펴보자. 스틸 재질의 프레임은(특히 고가의 모델일수록) 용접부위에서 크랙(금간 부위)이 생기기 쉽다.

이상이 필자의 경험으로(지금 쓰는 프레임은 43번째다) 얻은 프레임 선택법과 유의사항이다. 가장 간단하면서도 냉정한 결론은 모든 기술구사를 가능하게 하는 프레임은 존재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꾸준한 연습과 반복 그리고 연구만이 BMX 라이딩에서 가장 중요한 점이다. 오랜 연습을 함께한 프레임은 어떤 모델보다 라이더의 마음과 함께 움직여 준다.
다음 호에서는 새로운 BMX의 세계로 함께 항해를 떠나 보자.
(바이시클 라이프 원고 중에서)